2026 FIFA 월드컵은 개최국 수가 기존 32개국에서 48개국으로 확대되면서 아시아 축구 국가들에게 보다 많은 기회를 제공하게 되었습니다. 이에 따라 AFC(아시아축구연맹) 소속 국가들 간의 경쟁 역시 더욱 치열해지고 있습니다. 아시아 지역에서는 총 8.5장의 본선 진출 티켓이 주어지며, 이는 기존 대비 약 2배에 가까운 기회이지만, 경쟁 강도가 줄었다고 보기에는 어렵습니다. 특히 한국, 일본, 호주는 단순한 본선 진출을 넘어, 예선 과정에서의 전략적 우위와 전력 점검을 통한 본선 대비라는 큰 그림을 갖고 임하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이 세 국가의 예선 전략, 전력 분석, 전술 변화, 그리고 아시아 예선 전체의 주요 쟁점을 깊이 있게 다뤄보겠습니다.
한국 대표팀 - 세대교체와 전술 재정비의 시험대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은 아시아에서 손꼽히는 강팀으로, 최근 10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이라는 기록을 자랑합니다. 그러나 이 기록이 말해주듯이, 한국은 이제 단순한 본선 진출을 넘어 16강 이상 성과를 기대받는 국가입니다. 따라서 예선전 역시 단순한 승리가 아닌 내용 있는 경기와 팀 전술의 안정화가 요구됩니다.
현재 한국 대표팀은 손흥민, 김민재, 황희찬, 이강인 등 유럽파들을 중심으로 구성되고 있으며, 이 선수들이 주축이 되어 경기를 풀어나갑니다. 이들의 기량은 아시아 수준을 상회하지만, 문제는 이들을 서포트할 국내파 및 신예 선수들의 조직력과 기량 차이입니다. 특히, 양 측면 수비와 중원 밸런스 유지에 있어 세대교체가 매끄럽지 않아 경기 내 기복이 종종 발생합니다.
감독 교체 이후 새롭게 등장한 현 체제는 보다 조직적인 수비, 유기적인 빌드업, 유럽형 4-3-3 전술을 중심으로 전개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일부 경기에서는 전방 압박 실패 후 수비 전환이 느리거나, 세트피스 수비에서 집중력이 흔들리는 문제도 관찰됩니다.
또한 심리적인 요소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북한, 중국 등과의 경기는 단순한 스포츠 이상의 의미를 지니며, 원정 경기의 심판 판정, 이동 거리, 열악한 환경 등도 전술 수행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한국은 이런 비기술적 변수에 대한 대응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으며, 이는 선수들의 정신력과 스태프의 전략적 플랜 B에 달려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일본 대표팀 - 전술 완성도와 시스템의 강력함
일본 축구 대표팀은 현재 아시아 예선에서 가장 전술적으로 정교하고 조직력이 뛰어난 팀으로 평가받습니다. 이는 장기 집권 중인 모리야스 하지메 감독의 안정적인 운영과, 유럽파 선수들의 폭넓은 경험에서 비롯됩니다. 일본은 단지 예선 통과를 목표로 하지 않고, 조기 본선 확정과 동시에 실전 같은 예선 운영을 통해 본선 준비까지 마무리하고자 합니다.
일본은 기본적으로 4-2-3-1 또는 4-3-3 시스템을 가동하며, 빠른 원터치 패스와 전방 압박이 특징입니다. 미토마, 도안 리츠, 가마다 다이치, 이토 준야 등은 유럽 리그에서 각자 다른 역할을 수행하고 있어, 팀 내 전술 유연성이 매우 높은 편입니다. 측면에서의 크로스와 공간 침투, 그리고 중앙에서의 빌드업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며, 상대의 수비 라인을 무너뜨리는 능력이 탁월합니다.
또한 수비진 역시 고른 전력을 자랑합니다. 요시다 마야를 중심으로 한 수비 라인은 경험과 안정감을 제공하며, 골키퍼 곤다 슈이치의 선방 능력도 예선을 안정적으로 통과할 수 있는 기반이 됩니다. 세트피스 수비와 공격에서도 패턴 플레이가 정립되어 있어, 후반 막판 집중력 싸움에서도 유리한 입장에 있습니다.
단점도 분명 존재합니다. 체력 소모가 큰 전술 구조로 인해 연전이 이어질 경우 후반 집중력 저하가 발생하며, 피치 상태가 좋지 않은 원정 경기에서는 짧은 패스를 바탕으로 한 전술이 무력화되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은 아시아 예선에서 가장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팀으로, 이미 본선 전력 점검 모드에 들어간 상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호주 대표팀 - 유럽 스타일과 아시아 환경 간의 충돌
호주는 2006년 독일 월드컵을 시작으로 AFC에 편입된 이후, 줄곧 아시아 최상위권 전력을 유지해 왔습니다. 피지컬을 바탕으로 한 유럽식 전술, 조직적인 수비 운영, 강한 체력은 호주의 최대 장점입니다. 특히, 대표팀의 상당수가 유럽 클럽에서 활동하고 있어, 개인 기량과 전술 이해도가 높은 것이 특징입니다.
호주는 최근 유소년 시스템 개편과 리그 재정비를 통해 세대교체를 적극 추진하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기술적 완성도가 향상된 선수들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선수로는 리버풀 출신의 해리 수타르, 셀틱의 아지즈 베히치, 스코틀랜드 리그에서 두각을 나타낸 맥 그리 등이 있습니다.
전술적으로는 기존의 직선적인 롱패스 축구에서 벗어나, 중앙 미드필더 중심의 점유율 축구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이는 기술과 창의성의 부각을 의미하며, 기존의 단순 피지컬 축구에 전술적 깊이를 더하는 과정이라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와 동시에 기후와 환경 적응 문제, 장거리 원정, AFC 예선 특유의 불확실성이라는 장벽도 존재합니다. 중동 지역에서의 고온다습한 기후, 동남아 원정의 열악한 경기장, 예측하기 어려운 심판 판정 등은 호주에게 여전히 리스크 요인입니다. 또한 원정 경기에서는 선수단의 컨디션 저하가 경기력에 그대로 반영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현재 호주는 예선 조별리그에서 공격적인 운영으로 조기 승점을 확보한 뒤, 전술 실험과 선수 테스트를 병행하며 본선 대비에 나서고 있습니다. 이는 향후 한국, 일본과의 맞대결에서 주요 승부처가 될 전략적 자산이 될 것입니다.
2026 FIFA 월드컵 아시아 예선은 단순한 진출 경쟁을 넘어, 아시아 각국의 전술적 진화와 세대 교체, 환경 대응력, 조직 운영 능력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무대입니다. 한국은 세대교체의 성공 여부와 전술 안정화, 일본은 시스템의 고도화와 유럽파 전력의 조합, 호주는 기후 환경 대응력과 전술적 전환의 완성도가 핵심 과제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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